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이다. 그 생활양식은 우리가 지켜나갈 규범과 가치관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문화 혹은 생활문화는 아직 충분히 지역에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나 그리고 우리, 지역 그리고 문화 등이 서로 어우러지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다시 그 이야기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한 이유다. 문화집단 너느로는 은평에서 지역 문화, 생활 문화를 성장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은평구립은뜨락도서관 옆 상가 건물에 자리한 공간, ‘나무가 모인 숲’을 운영하는 문화집단 너느로 유은경 대표를 만나 문화예술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무가 모인 숲’은 어떤 공간인가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9년 3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예술을 매개로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주민을 만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어려움이 많으실 거 같아요. 

코로나 19 2년을 겪으면서 많이 지쳤고 무기력해진 기분이 오래 갔어요. 힘들이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은평구평생학습관을 통해 우리동네배움터를 3년째 진행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예술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직접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어떤 방식으로 주민을 만날지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때로는 직접 만나지 않는 비대면 상황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비대면 상황이 개인의 성향을 마음껏 발산한 계기가 된 것이죠. 그런 열악한 현실에서 얻은 결실은 공감 상실로 인해 다양한 의견을 모아 소수 대면 방식을 고민한 시간이었습니다. 옆에 누가 있으면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하고 부담을 느끼잖아요? 줌(zoom) 갤러리 화면을 띄우면 참여자들은 저절로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움직여요. 내 집, 내 방에서 혼자 하니까 더 거침없는 거죠. 그런 참여자들의 코드를 끌어내어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해야 더 동력을 받으니까 충분히 진행 가능하다고 봐요. 

나무가 모인 숲 유은경 대표
나무가 모인 숲 유은경 대표

청소년들은 문화 활동을 하기에 더 어려운 환경인 거 같아요. 

청소년들은 놀이터에만 잠깐 앉아 있어도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어디에 갈 수 있어요? 에너지 발산은 안 되고 건강한 마음을 돌보고 살필 겨를도 없죠. 은평에는 청소년 공간 자체가 드물어요. ‘꿈꾸는 다락방’ 주변에 사는 동네 청소년들은 진짜 복 받은 겁니다. 인구 6만 명 이상 사는 은평뉴타운에 작은 도서관은 많아졌어도 실질적인 도움은 부족하고 청소년 문화 공간에 대한 은평구 행정은 관심조차 없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 활동과 문화예술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온택트한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을 계속해 보길 바랍니다. 문학과 예술은 결국 문학과 귀결됩니다. 모든 예술은 중간 과정의 스토리텔링이에요. 예술, 교육, 일상의 모든 것은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 연극 활동으로 풀고 있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은평구 문화예술 정책과 다양한 움직임에 대하여 늘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무가 모인 숲, 앞으로 계획은요?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진관사 백초월 스님의 태극기를 소재로 한 희곡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헨델과 그레텔>처럼 이야기 발원지에서 보는 것이 남다른 것처럼 이야기 자체로 지역에 뿌리 내리는 생활예술이 될 수 있어요. 지역 문화예술을 모델로 한 지역 콘텐츠를 바탕으로 예술교육 모델 연구를 하고 은평구 지역형 커리큘럼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갈 길이 아주 멀지만 문화예술 환경은 지역 주민, 행정이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2019년 지역 콘텐츠 수평적 연구 작업 주제로 소액 연구비를 지원 받고 은평문화재단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예술가 한 명에 따르는 인적 네트워크는 흔히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합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다 문화예술의 정치 파급력은 전혀 몰라도 ‘나무가 모인 숲’이라는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은평구 문화예술 정책을 눈여겨보고 나무가 있는 숲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앞으로도 소소하게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은평이 문화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은평구에 멋진 청년 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 영향으로 인해 예술가들이 은평으로 모여들고 있어요. 은평구 예술가 네트워크가 지역 예술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전시, 공연 등 문화 예술계 소식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면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은평시민신문에서 문화예술 관련 기사를 자주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문화 예술 환경을 환기시키고 판을 바꾸는 자극제가 되면 좋겠어요. 은평시민신문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그런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풀어낼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다 보면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은평구 예술가들의 삶의 흐름과 변화가 눈에 보이는 지면이라면, 그에 따른 은평시민신문의 파급력도 크게 상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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