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기록적인 더위가 서울을 집어삼킬 듯하다. 한낮의 뙤약볕을 뚫고 자리에 앉아있던 공인영 조합원의 가쁜 숨마저도 뜨겁다. 어색한 인사 뒤에 낯선 분위기를 풀어줄 가벼운 대화가 필요했다. “요즘처럼 후텁지근한 날씨에는 나 혼자 몸 챙기기도 벅차네요. 애들이 얼른 커서 독립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또 부모님을 돌봐야겠죠?” 이에 공인영 조합원은 “돌봄은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생애주기에서 누구나 내가 보호자인 시기, 돌봄이 필요한 시기는 있으니까요” 실없는 수다였지만 뼈있는 철학이 들어있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공인영 조합원은 호호약국의 약사다. 이번 조합원 탐방은 늘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 ‘돌봄’에 대해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는 공인영 조합원을 만나보았다. 
 
Q. ‘호호약국’ 상호는 정말 좋다고 생각이 들어요. 어떤 과정에서 나온 이름인가요?
 
‘호호’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예상하신 것처럼 웃음소리가 맞아요. 또 아플 때 ‘호호’하고 불어주는 따뜻한 입김이나 좋을 호(好)처럼 ‘좋아지다’ 등을 의미해요. 약국을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이 저희 상호의 의미를 먼저 물어오세요. 제가 좋아했던 추억의 TV만화 ‘호호아줌마’의 그 호호이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의미 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런 멋진 이름을 친한 후배의 5살 난 아들이 지어주었답니다. 후배보다 먼저 약국을 개업한 덕에 전국에 단 3개밖에 없는 ‘호호약국’이라는 이름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
 
Q. 약사로서 직업적 사명감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있나요? 다른 약국과 다르게 세분의 약사님들께서 교차근무를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요.
 
우선 ‘내’가 행복한 약국(일터)이고 싶어요. 직업 생활을 하면서 내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교차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사명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뚜렷한 저만의 기준을 말씀드리자면 전 어떤 일이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바르게 하고 있는가?’, ‘정말 제대로 잘 하고 있는가?’ 끊임없이 스스로 검증하고 되묻는 과정을 통해 장인정신을 느끼기도 해요. 
 
자기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냈을 때! 그 ‘직업의 정수(精髓)’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하는 행위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내 인생도 다듬어지고 달라진다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가치부여를 해요. 나 자신을 일하는 기계가 아닌 자존감을 가진 인격으로 느끼려는 노력의 일환이죠. 어떤 직업을 가졌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 일을 정성스레 잘 하는 것’이 자신과 사회, 나아가 인류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해요.
 
Q. 약국에서 근무하지 않을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사실 저는 육아와 병행하는 동료 약사님과 달리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비워 둔 거에요. 그런데 정말 무계획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니, 갑자기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 즉시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의도치 않은 발상의 전환을 발견했어요.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 놓은 메모(버킷리스트)를 보고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또 그 메모를 정리해요. 
 
Q. 은평시민신문이나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조합원이신데 마을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요. 내가 살고 싶은 방식대로 실제로도 그렇게 살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마을에는 재미의 소스들이 많더라고요. 청소년센터에서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지역 신문에서 이렇게 인터뷰도 하는 게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일상의 작은 일탈같이 느껴지고 가슴 설레는 일이에요. ‘춤’을 좋아해서 친구랑 공연도 보고 직접 배우기도 하고 마을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노는 것! 일단 친구가 되어야 무엇이라도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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